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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뜨락에서] 술 취한 나무들

어떻게 나무가 술을 마시고 취한단 말인가. 10여년 전 알래스카 여행에서 보고 느꼈다. 랜드-기차-크루즈를 포함한 2주 일정이었다. 리버 크루즈는 좁은 알래스카 해협을 지나고 있었다. 추운 날씨에 바람이 많이 불었다. 두꺼운 옷을 입고 갑판에 나가 바다를 응시했다. 순간 큰 바위틈에 서서 심하게 흔들리는 나무를 보았다. 왜 나무는 바위에서 태어났을까. 추운 햇볕이야 받을 수 있겠지만 영양분은 어떻게 공급받을 수 있을까. 나무가 무척 불쌍하게 보였다. 나무는 제 몸을 가누지 못하고 바다바람에 심하게 흔들리고 있었다. 술에 취해 비틀거리는 사람처럼. 돌아와서 ‘술 취한 나무들’이란 시를 썼다. 너무 춥고, 외로워서 독주를 마셨어요. 용서해 주세요.   9월 22일, 일요일 아침 6시 50분경 바닷가 공원 산책을 나갔다. 해가 늦게 떠선지 어둠이 완전히 걷힌 것 같지 않았다. 공원 입구로 들어가는데 옆에 있는 크레일에서 한 젊은 남자가 나오고 있었다. 모자에서 푸른 빛이 번쩍이고 있었다. 어두운 숲속을 걸으면서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불을 들고 다닌 것으로 짐작되었다. 그는 바다 가까이 가서 매트를 깔고 앉았다. 떠오르는 해를 보고 절을 하려는 무슬림인가?     바닷가 공원은 하루종일 분주하다. 동이 트고 공원이 문을 열면 제일 먼저 달려오는 사람들이 중국인 낚시꾼들이다. 요즘은 손바닥만 한 작은 고기가 잘 잡히는 것 같다. 10여명이 중국말로 떠들면서 낚싯줄을 던지고 고기가 물리기를 기다린다. 반나절에 작은 한 양동이는 잡는 것 같다. 이어서 개를 끌고 사람들이 나온다. 매일 만나는 사람들, 굿모닝, 나이스 데이 하고 인사를 나눈다.   나는 매일 빠른 걸음으로 땀을 흘리며 80분을 산책한다. 요즘 같이 낮 기온이 70도로 올라가는 날에는 노인들이 접는 의자를 갖고 나와 책을 읽고 오수를 즐긴다. 어떤 사람들은 점심을 가져와 하루 종일 지낸다. 일을 마치고 저녁 시간에 나오는 사람들도 있다. 어둠이 내리면 공원 관리인들이 차를 타고 다니며 나가라고 소리를 지른다. 공원에 정적이 찾아온다. 사람들이 떠나면 자연과 다람쥐들이 공원을 온통 차지한다. 바람이 자유롭게 드나들고 파도 소리가 크게 들린다.   어제 산책에서 높은 전봇대 위에 새들이 집을 짓고 새끼를 낳은 둥지가 완전히 허물어지고 어미 새가 떠난 것을 발견했다. 그 작은 부리로 어떻게 큰 가지를 물어다 집을 지었을까. 새끼들은 어미 품을 떠나고 집은 축이 허물어져 땅바닥에 떨어져 있었다. 아마 내년에는 더 높고, 견고한 집을 지을 것이다. 바닷가 공원에는 거위가 풀밭에 쳐들어오고 잘 훈련된 개를 풀어 거위를 쫓는 차가 온다. 가을이 오면서 거위 떼는 줄어들고 새들이 새까맣게 몰려와 잔디를 덮는다.     산책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도로에 작은 사슴이 차에 치여 죽어 있는 것을 보았다. 차를 세우고 유심히 보았다. 숲속에서 불빛을 보고 달려온 사슴이었을 것이다. 짧은 가을이 지나면 공원은 한적해질 것이다. 나 같이 아침 산책을 일상으로 삼는 사람은 추워도 온몸을 감싸고 80분을 걸을 것이고 개를 데리고 나오는 사람들을 만날 것이다. 노인들의 모습은 찾아보기 힘들 것이다. 눈이 내리고, 찬 바람이 불면 바닷가 공원은 인적이 뜸할 것이다. 마을 가까이 사는 나무들은 알래스카 바위틈에 있는 나무들만큼 외롭지는 않겠지. 독주를 마시고 바람에 흔들려 억지 춤을 추지도 않을 것이다. 어둡고 외로워서 긴 겨울이 빨리 지나가기를 바라는 것은 나무가 아니라 사람일 것이다. 해가 하늘 높이 올라가고, 바람이 얼굴을 때리면 나는 더욱 혼자가 될 것이다. 어둠이 싫어서 일찍 잠자리에 들고 여명이 밝으면 바닷가 공원에 나가 새들이 잘 있는지 두리번거릴 것이다. 최복림 / 시인삶의 뜨락에서 나무 바닷가 공원 공원 관리인들 공원 입구

2024-09-25

피드몬트 공원 산책로서 총격 사건 발생

애틀랜타 미드타운 인근 피드몬트 공원 산책로에서 한 남성이 25일 밤 총에 맞아 병원으로 이송됐다.   이날 오후 9시 40분경 경찰은 12번가에 있는 공원 입구 인근에서 한 남성이 총에 맞아 쓰러졌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했다.     26일 오후 현재까지 피해자는 28세 남성이라는 정보밖에 밝혀지지 않았으며, 이 남성이 혼자 길을 걷고 있었는지, 누군가를 만나기로 했는지는 알려진 바 없다. 용의자의 정보 또한 공개되지 않았다.     한편 애틀랜타 당국은 지난 2021년 4월 공원의 10번가 입구 인근에서 40세 여성이 살해된 이후 보안 조치를 강화한 바 있다. 피해자 케이티 제니스는 저녁에 개와 함께 산책을 나가서 최소 50번 칼에 찔려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는 당시 12년 만에 처음으로 공원에서 일어난 살인으로 기록됐다.     경찰은 제니스 사건에 대해 연쇄 살인, 증오범죄라는 증거가 없다고 일축했으며, 2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체포된 사람 없이 사건은 여전히 조사 중이다. 2008년도에 설치된 공원 내부 카메라가 외부의 최신 카메라와 호환되지 않아 조사에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패니 윌리스 풀턴 카운티 검사장은 주민들에게 밤에 혼자 공원에 가지 말 것을 당부했다.       이후 피드몬트 공원 보존위원회는 특히 야간 가시성 확보에 초점을 맞추고 공원 보안 개선에 힘썼으며, 그 결과 더 나은 조명 도입, 일정 지역에 볼록거울 설치, 나무 가지치기를 통한 빛 확보 등의 발전이 있었다고 전했다. 윤지아 기자피드몬트 산책로 피드몬트 공원 공원 입구 공원 보안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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